쇠똥구리가 ‘춤’을 추는 이유[서광원의 자연과 삶]〈74〉

왜 하필 이런 데서 살까? 어린 시절, 이런 생각으로 소들이 큼지막하게 떨어뜨리고 간 소똥 안에서 부지런히 움직이던 쇠똥구리를 한참씩 구경하곤 했다. “지저분한 걸 뭘 그리 보느냐”고 혼나기도 했지만 진짜 신기했다. 자연의 생존 전략을 좀 더 깊게 들여다보고 나서야, 이런 생각이 우리만의 기준일 뿐, 자연에서는 별일 아니라는 걸 알았지만 말이다. 마치 전원생활을 즐기는 이들이 서울 강남 빌딩 숲에 사는 사람들을 보며 ‘어떻게 저런 데서 살까’ 하는 것처럼 살아가는 방법이 다른 것뿐이다. 그런데 사실 이들의 신기한 능력은 따로 있다. 우리는 모든 쇠똥구리가 경단이라는 똥덩어리를 만들어 굴리는 걸로 알지만, 이러는 녀석들은 10% 정도다. 대부분은 어느 날 갑자기 벼락처럼 하늘에서 떨어진 맛있고 따뜻한 ‘선물’ 아래의 땅속을 ‘개발’해 여기에 살거나 새끼를 낳는다. 하지만 사막처럼 뜨거운 곳에선 이럴 수 없다. 약간이라도 주변이 촉촉해야 새끼들이 자랄 때까지 덩어리가 말라 버리지 않기에 경단을 만들어

A person who loves writing, loves novels, and loves life.Seeking objective truth, hoping for world peace, and wishing for a world without wars.
쇠똥구리가 ‘춤’을 추는 이유[서광원의 자연과 삶]〈74〉
왜 하필 이런 데서 살까? 어린 시절, 이런 생각으로 소들이 큼지막하게 떨어뜨리고 간 소똥 안에서 부지런히 움직이던 쇠똥구리를 한참씩 구경하곤 했다. “지저분한 걸 뭘 그리 보느냐”고 혼나기도 했지만 진짜 신기했다. 자연의 생존 전략을 좀 더 깊게 들여다보고 나서야, 이런 생각이 우리만의 기준일 뿐, 자연에서는 별일 아니라는 걸 알았지만 말이다. 마치 전원생활을 즐기는 이들이 서울 강남 빌딩 숲에 사는 사람들을 보며 ‘어떻게 저런 데서 살까’ 하는 것처럼 살아가는 방법이 다른 것뿐이다. 그런데 사실 이들의 신기한 능력은 따로 있다. 우리는 모든 쇠똥구리가 경단이라는 똥덩어리를 만들어 굴리는 걸로 알지만, 이러는 녀석들은 10% 정도다. 대부분은 어느 날 갑자기 벼락처럼 하늘에서 떨어진 맛있고 따뜻한 ‘선물’ 아래의 땅속을 ‘개발’해 여기에 살거나 새끼를 낳는다. 하지만 사막처럼 뜨거운 곳에선 이럴 수 없다. 약간이라도 주변이 촉촉해야 새끼들이 자랄 때까지 덩어리가 말라 버리지 않기에 경단을 만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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