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즈-키아프 서울에서 맛보는 K-미술의 미래

‘K-pop, K-drama... K-art? 프리즈 아트페어가 서울에 상륙하다.’ 지난해 9월, 프리즈 서울을 소개하면서 K-아트에 주목한 한 외신 기사의 제목이다. 제목처럼 세계 3대 아트페어인 ‘프리즈(Frieze)’는 2022년 서울에 상륙하여 ‘프리즈 서울’이라는 이름으로 한국을 대표하는 국내 최대 아트페어 ‘키아프(Kiaf)’와 동시 개최를 시작했다. 올해로 2회째를 맞았다. 제22회 2023 키아프 서울. 해외에서 K-컬처의 시작과 열풍을 목도한 사람으로서 수많은 콘텐츠 중 미술이 K라는 이름을 달고 세계의 관심을 받게 될 줄은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다. 고대 미술에서 현대 미술까지, 세계 미술의 중심지는 유럽 여러 도시를 거쳐 미국으로 옮겨 갔다. 이런 거대한 세계 미술의 흐름 속에서 아시아는 언제나 변방에 불과했다. 그러한 이유로 당장 나부터 10년 전 미술을 해외에서 배워야 하는 선진 학문 중 하나로 분류하고 실천했기에 ‘미술’만큼은 K-콘텐츠와 상관이 없을 것이라고 굳게 믿었다. 하지만... 10년은 강산을 여러 번 바꾸기에 모자람 없는 시간이었다! 올해로 2회째인 프리즈 서울. 그 많은 도시 중 서울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분명 K-컬처의 열풍과 한국 미술시장의 성장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그로 인해 키아프는 어떤 시너지 효과를 얻게 되었을까? 작년에는 대성공이었다고 하던데 또 올해는 어떤 작품들이 관객을 기다리고 있을까? 여러 궁금증과 기대감을 가지고 ‘키아프&프리즈 서울’을 방문했다. 아직 일반 관람객에게 공개되기 전이라 내부는 비교적 한산했으나 현장이 내뿜는 열기를 확인하기에는 충분했다. 박물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프리즈 서울의 ‘프리즈 마스터스’ 섹션. 박물관, 미술관 방문에 비해 아트페어는 처음이었지만 벽에 걸린 작품을 자유롭게 둘러본다는 점에서 별반 다르지 않았다. 심지어 프리즈 서울은 중세 시대를 필두로 르네상스, 인상주의, 피카소 같은 현대 미술에 고서적까지, 마치 유럽 유수의 박물관에 있는 듯한

A person who loves writing, loves novels, and loves life.Seeking objective truth, hoping for world peace, and wishing for a world without wars.
프리즈-키아프 서울에서 맛보는 K-미술의 미래


‘K-pop, K-drama... K-art? 프리즈 아트페어가 서울에 상륙하다.’ 지난해 9월, 프리즈 서울을 소개하면서 K-아트에 주목한 한 외신 기사의 제목이다. 제목처럼 세계 3대 아트페어인 ‘프리즈(Frieze)’는 2022년 서울에 상륙하여 ‘프리즈 서울’이라는 이름으로 한국을 대표하는 국내 최대 아트페어 ‘키아프(Kiaf)’와 동시 개최를 시작했다. 올해로 2회째를 맞았다.

제22회 2023 키아프 서울
제22회 2023 키아프 서울.

해외에서 K-컬처의 시작과 열풍을 목도한 사람으로서 수많은 콘텐츠 중 미술이 K라는 이름을 달고 세계의 관심을 받게 될 줄은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다. 고대 미술에서 현대 미술까지, 세계 미술의 중심지는 유럽 여러 도시를 거쳐 미국으로 옮겨 갔다. 이런 거대한 세계 미술의 흐름 속에서 아시아는 언제나 변방에 불과했다. 그러한 이유로 당장 나부터 10년 전 미술을 해외에서 배워야 하는 선진 학문 중 하나로 분류하고 실천했기에 ‘미술’만큼은 K-콘텐츠와 상관이 없을 것이라고 굳게 믿었다. 하지만... 10년은 강산을 여러 번 바꾸기에 모자람 없는 시간이었다!

올해로 2회째인 프리즈 서울
올해로 2회째인 프리즈 서울.

그 많은 도시 중 서울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분명 K-컬처의 열풍과 한국 미술시장의 성장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그로 인해 키아프는 어떤 시너지 효과를 얻게 되었을까? 작년에는 대성공이었다고 하던데 또 올해는 어떤 작품들이 관객을 기다리고 있을까? 여러 궁금증과 기대감을 가지고 ‘키아프&프리즈 서울’을 방문했다. 아직 일반 관람객에게 공개되기 전이라 내부는 비교적 한산했으나 현장이 내뿜는 열기를 확인하기에는 충분했다.

박물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프리즈 서울의 '프리즈 마스터스' 섹션
박물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프리즈 서울의 ‘프리즈 마스터스’ 섹션.

박물관, 미술관 방문에 비해 아트페어는 처음이었지만 벽에 걸린 작품을 자유롭게 둘러본다는 점에서 별반 다르지 않았다. 심지어 프리즈 서울은 중세 시대를 필두로 르네상스, 인상주의, 피카소 같은 현대 미술에 고서적까지, 마치 유럽 유수의 박물관에 있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였다. 결정적인 차이점은 당연히 작품 구매의 여부에 있다. 아트페어에서는 작품을 감상할 뿐 아니라 마음에 드는 그림을 구입한다. 이것이 바로 아트페어의 목적이다. 

박물관과 다른 점은 바로 캡션 하단에 적힌 가격!
박물관과 다른 점은 바로 캡션 하단에 적힌 가격!

물론 아트페어의 목적이 미술품 판매에만 있지는 않다. 아트페어로 형성된 국내외 화랑과 예술가, 관객의 교류와 소통으로 미술품 시장이 활성화된다. 그 노력의 일환으로 신진 작가를 발굴하여 조명하기도 한다. 키아프에서는 올해 새롭게 선보인 키아프 하이라이트 프로그램을 통해 화랑들이 심사숙고하여 추천한 20인의 작가 중 최종 3인을 선정해 창작 지원금을 주고, 프리즈 서울에서는 포커스 아시아 섹션을 만들어 12년 내에 설립된 아시아 기반 갤러리의 다양한 작품을 선보이는 등 차세대 작가를 발굴하고 소개하는 일을 보다 강화하였다.

키아프 하이라이트에 선정된 채성필 작가의 작품
키아프 하이라이트에 선정된 채성필 작가의 작품.

이에 맞춰 ‘2023 미술주간’에는 유망한 신진작가를 발견하고 작품을 구매할 수 있는 소규모 아트페어 ‘미술장터’가 서울과 전북 완주, 제주 등 전국에서 열리고 있다.  

아시아 미술을 조명하는 프리즈 서울의 '포커스 아시아' 섹션
아시아 미술을 조명하는 프리즈 서울의 ‘포커스 아시아’ 섹션.

아트페어는 ‘억’소리 나는 현장으로도 유명하다. 개막 첫날부터 77억 원짜리 작품이 팔리는 등 하루에도 수천억 원이 오고 간다. 그러나 ‘완판’의 타이틀은 아무나 거머쥘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미술품의 가격은 작가가 평생 동안 쌓은 창작 노력과 활동에 따른 명성에 크게 영향받기 때문이다. 또한 복제가 불가능한 미술품은 그 어떤 것보다 원본, 즉 진품이라는 개념이 매우 중요하다. 

키아프에 전시된 백남준의 작품
키아프에 전시된 백남준의 작품.
소장 기록(Provenance)을 밝히며 진품임을 증명한다
소장 기록(Provenance)을 밝히며 진품임을 증명한다.

이런 미술품의 특수성을 고려하여 지난 6월 30일, ‘미술진흥법’ 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 법의 핵심은 작가의 권리 보장을 위한 재판매 보상청구권, 일명 ‘추급권’의 도입이다. 다시 말해, 미술품이 작가로부터 최초 판매된 이후, 재판매될 때 해당 미술품을 창작한 작가가 재판매 금액의 일부를 보상받을 수 있는 권리이다. 이 재판매 보상청구권 도입은 다양한 미술 관계자의 의견이 최대한 반영될 수 있도록 공포 후 4년 뒤 시행할 예정이다.

고대와 현대를 아우르는 명작의 감동, 신진 작품이 발산하는 열정, 재조명된 한국 미술, 현대 미술의 트렌드를 만나는 것에만 아트페어의 즐거움이 있지 않았다. 아트페어 곳곳을 돌아다니다 보니 정말 많은 외국인을 만날 수 있었다. 그림을 사고 팔기 위해 전 세계에서 몰려든 미술 애호가들이었다. 

한국을 대표하는 아트페어 '키아프 서울'
한국을 대표하는 아트페어 ‘키아프 서울’.

이들은 인천공항에서부터 아트페어 안팎으로 한국 미술과 한국 전통, 다양한 문화를 체험하고 돌아간다. 하나의 행사가 미술시장, 그리고 관광의 활성화로 이어지는 것이다. 이런 행사를 보기 위해서는 당연히 해외로 나가야 했었는데, 이제 그 반대의 일이 벌어졌으니 감개무량하지 않을 수 없다. K-미술의 미래를 기대해도 되는 걸까?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프리즈 서울 2023을 찾은 관람객들이 전시작품을 살펴보고 있다.(사진=저작권자(c) 뉴스1,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프리즈 서울 2023을 찾은 관람객들이 전시작품을 살펴보고 있다.(사진=저작권자(c) 뉴스1,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어쩌면 이미 K-미술은 세계를 향해 나아갈 준비를 마쳤는지도 모르겠다. 이제 남은 것은 우리에게 달려 있다. 자부심을 가지고 우리 미술을 사랑하고 향유할 때, 보다 촘촘하고 체계적인 제도적 지원이 뒷받침될 때, 한국 미술은 K-미술의 이름을 달고 세계 미술계에서 당당하게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다. 

리즈 서울 : 9월 7일~9일, 키아프 서울 : 9월 7일~10일(코엑스)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정수민 [email protected]


[자료제공 :(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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